중앙일보

“법 고쳐야 한다” 전교조 노동법 개정 투쟁, 야당 의원 통해 노조법 개정 추진, “인권 침해 소지” 인권위엔 진정
정부 “해직자 노조 가입 허용 안 돼”

1999년 합법화 이후 14년 만에 노조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놓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노동법 개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해직교사를 노조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지금의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이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국내 노동법 체계를 고려할 때 해직자를 노동조합에 가입시키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26일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금지하는 노동조합법과 교원노조법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2010년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 등을 근거로 “해직자와 구직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조 가입과 관련한) 단결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며 “해직자도 노조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28일 열리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통해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다음 달 노동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고 의원입법 등을 통해 법 개정을 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권혁태 노사협력정책관은 “해직교사 등 근로자가 아닌 사람이 사측(교육청)과 협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노조 설립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단체교섭권이나 단체행동권을 얻으려면 별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미국은 전국노사관계위원회(NLRB)의 심의를 거친 노조, 영국은 사측으로부터 승인받은 노조만 단체교섭을 할 수 있다.

 

노조 설립은 자유에 맡기되 사후 활동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자격 심사를 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한국은 요건을 갖춰 노조가 설립되면 바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부여한다. 이 때문에 노조원의 자격 여부를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지낸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외부 세력이 개입해 노사관계를 훼방놓을 수 있다고 판단해 노조 가입 단계에서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다”며 “반드시 외국에 맞춰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는 약 20명이다. 대부분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법 개정, 대운하사업 반대 시국선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가 해직됐다. 전교조는 이들에게 생활비 등으로 매월 1억5000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한길·김혜미 기자]

 

 

한국경제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안 국회 통과]
차별금지 범위 구체화…재계 "혼란 우려", 박근혜 대통령 강조 직후 여야 합의로 통과, 파견근로자, 상여금 놓고 논란 일어날 수도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기간제근로자보호법 개정안과 파견근로자보호법 개정안은 여야가 지난해 발의한 ‘19대 국회 1호 법안’ 가운데 하나다. 이 법은 지금까지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으로 돼 있어 모호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금지의 범위를 법규로 한층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정안은 정기·명절 상여금, 성과금,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비 등을 차별금지 항목으로 명시했다.

 

지금까지도 상여금이나 성과금 등에 대해 차별금지 단속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이미 포괄적으로 명시돼 있었기 때문에 법이 통과되기 전과 비교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해당 항목이 법에 구체적으로 나열되면서 현장에서 차별을 시정하겠다는 정부당국의 의지가 강해질 여지는 있다.

 

이태희 고용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산업현장의 노사가 어떤 차별이 금지되는지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근로감독관도 현장 지도를 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 법 개정안 줄줄이 대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비정규직 차별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터라 이번에 통과된 법안에 대해 산업계의 관심이 크다. 박 대통령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관병 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장은 “산업현장에 미칠 파급효과 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다른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차별을 판단하기 위한 비교 대상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를 다룬 법 등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산업현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이들 법이 어떻게 처리되는가가 더 클 수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노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동차 오른쪽 바퀴를 다는 정규직과 왼쪽 바퀴를 다는 비정규직에게 다른 임금을 주면서 ‘다른 일을 한다’는 이유로 차별이 아니라고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별의 비교대상 설정 문제가 큰 이슈였다.

 

◆ “산업현장 혼란 일어날 수 있다”
경영계는 ‘한 사업장에서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하는 정규직과의 차별을 금지’한 법의 취지가 왜곡되면 산업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이 법안을 근거로 정규직과 같은 액수의 상여금, 성과금 등을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파견근로자가 이번에 통과된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서 정규직과 똑같은 상여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규직근로자와 파견근로자는 고용주가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같은 상여금을 줄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노동문제 전문가는 “사용사업주의 경영실적이 좋아 정규직에게는 성과금을 많이 줬는데 파견근로자에게는 아예 안 주는 등의 명백한 차별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정규직과 파견근로자가 반드시 똑같은 상여금을 받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본부장은 “정치권의 분위기가 기간제나 파견 근로자 등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데 제약을 두는 요건을 늘리고 있다”며 “이것이 해당 근로자들의 고용 감소를 야기하고 전체적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매일노동

전교조 '차별적 교원노조법 개정' 인권위에 진정, "고용노동부 위헌적 행정조치 시도 중단해야"

정부가 해직 교사에게 조합원 자격을 주는 전국교직원노조의 규약을 빌미로 법외노조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전교조는 26일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한 교원노조법 등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전교조는 진정서 제출에 앞서 이날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해고된 20여명의 교사를 노조에서 내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범 24년·합법화 14년을 맞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고용노동부는 위헌적 행정조치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교원에게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제2조와 해고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할 경우 노조 지위 자체를 박탈할 수 있도록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 시행령 제9조제2항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노조설립을 취소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인권위는 2010년 고용노동부에 일시적 실업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자, 해고된 자를 근로자 개념에 포괄하도록 노조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강영구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노조법에서 말하는 근로자 범위에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있거나 구직 중인 자도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교원노조도 산별노조에 해당하는 만큼 교원의 자격을 지니고 해고된 자도 조합원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설령 결격사유가 있어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이를 이유로 6만여명이 넘는 조합원들의 지위와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도 "조합원 자격요건 등의 결정에 행정당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정부에 조합원 자격제한 규정 폐지를 수차례 권고해 왔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악법을 이용해 전교조 24년의 실체를 부인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며 "ILO와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위헌적인 노조법과 교원노조법을 즉각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배혜정 기자]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 6일 앞으로…특근수당 놓고 노사 줄다리기
한국지엠은 다음달 11일부터 2주간 시범실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다음달 4일부터 본격적인 주간연속2교대 시행에 들어간다. 그런데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가 특근수당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시 휴일특근 근무형태를 1조 8시간, 2조 9시간으로 평일과 똑같이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특근수당을 둘러싸고 노사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현대차의 휴일특근은 토요일 오후 5시에 출근해 일요일 오전 8시까지 14시간 일하는 체계다. 그런데 8+9 근무시간 형태로 바뀌면 휴일 총생산시간이 17시간으로 증가하는 반면 그동안 휴일근무와 심야근무로 350% 할증임금 받던 것은 감소하게 된다. 회사는 주간연속2교대 수당을 도입해 단위 시간당 임금은 보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부는 주간연속2교대제로 휴일 가동시간과 가동속도가 증가하는 만큼 늘어난 생산량을 기준으로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이달 25일 근로형태변경추진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막판 조율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지부는 예정대로 다음달 4일부터 주간연속2교대제를 실시하되, 특근은 기존 근무형태만 인정하기로 했다. 특근을 둘러싼 갈등은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는 다음달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지엠은 다음달 11일부터 2주간 주간연속2교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근무시간은 1조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2조가 오후 3시4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까지다. 회사측이 당초 8시간+10시간 근무형태를 주장해 갈등을 빚었으나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8시간+9시간 근무시간 형태로 최종 합의됐다.[김미영 기자]


[학교비정규직 계약해지 실태 살펴봤더니]
정규직이라던 무기계약직도 마구 잘려
개학 앞두고 6천475명 무더기 계약해지 … "1만명 고용불안 박근혜 정부 대책 내놓아야"

새 학기를 앞두고 계약해지된 학교비정규직이 6천47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정부가 사실상 정규직으로 보는 무기계약직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민주통합당 노동대책위원회·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는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전국 학교비정규직 계약해지 현황'을 공개했다. 교과부는 국회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의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사상 처음으로 학교비정규직 해고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6천475명의 계약해지자 중 기간제는 5천537명(82.7%)이었고 무기계약자는 1천118명(17.3%)이었다. 이들 중 본인 희망과 무관하게 해고된 인원은 4천635명(72%)이다.

 

계약해지된 무기계약자 중 희망퇴직과 정규직 이동인원 등을 제외한 679명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해고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사실상 정규직으로 보는 무기계약직도 고용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것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학교회계직원 고용안전계획'에서 2014년까지 상시·지속적 업무를 담당하는 학교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만6천701명이 무기계약으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무기계약직 전환은커녕 오히려 해고사태가 빚어졌다. 계약해지된 기간제를 살펴봤더니 상시·지속적 업무자가 5천128명(계약해지 기간제의 92.6%)이나 됐다. 직종별로는 조리원(1천336명)이 가장 많았고, 특수교육보조(673명)와 초등돌봄강사(549명)가 뒤를 이었다. 직종별 계약해지율은 유치원교육보조(31.3%)·전문상담원(21.4%)·사서(11.6%)·유치원종일반강사(10.4%) 순으로 높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비정규직 계약해지율은 평균 4.2%였다. 교육감 직접고용을 시행 중인 광주·전남교육청은 각각 0.5%와 0.7%로 낮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과부가 집계한 6천475명을 계약해지 최소인원으로 보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Wee클래스 전문상담사·학습보조교사 등은 해고가 진행 중이고 권고사직 노동자들도 이번 조사에서 상당수 누락됐다. 사립학교 비정규직과 강사직종·배움터지킴이 등 조사대상에서 제외된 학교비정규직을 포함하면 고용불안에 처한 학교비정규직이 1만명에 달한다는 것이 노조의 판단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은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 정책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대책에 학교비정규직 대책을 포함시켜 즉각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대회의 관계자들은 "해고자들을 복직시키고 교육감 직접고용과 호봉제 도입 등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전체 비정규직과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구체적 해결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올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광진·유기홍·유은혜·전순옥·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과 박금자 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장·허장휘 여성노조서울지부장이 참여했다.[제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