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0(금) 주요노동기사 발췌

 

 

■ [통상임금 판결 이후 분주한 노동계] "다음달 임금부터 정기상여금 포함해 통상임금 재산정해야"

 

◇다음달 임금명세서 잘 살펴야=한국노총은 이날 배포한 통상임금 판결 후속대책을 통해 "정기상여금을 포함한 시간급 통상임금을 재산정하라"고 주문했다. 적용시점은 법원 판결이 나온 날부터다. 당장 이달 근로의 대가로 받는 임금부터 정기상여금이 포함한 법정 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김형동 변호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회사가 통상임금을 재산정하지 않고 기존대로 지급하면 체불임금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연장근로나 휴일근로가 줄어들 수도 있다. 사용자측이 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초과근로를 기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금체계 개편 노사정 논의 힘들 듯=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정 논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가 임금제도개선위원회에서 정부안을 내놓고 노사정 논의에 부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노사정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한국노총이 임금체계 제도개선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현재도 유효하다"며 "이미 사업장에서 통상임금 범위 재조정에 성공한 케이스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내년 임단협에서 패턴교섭을 통해 임금체계 개편논의를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도 통상임금 관련 판결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내년 임단협 지침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은기 민주노총 사회공공성본부 국장은 "법원에서 불필요한 분쟁을 조장한 만큼 내년 임단협에서 사측이 임금체계 개악안을 가지고 나올 공산이 크다"며 "임금체계 개편 사례를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신의성실 원칙이 근기법 강행규정성에 우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적 가치 제약' 논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한 노동계의 비판은 법원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워 그 강행규정성을 배척한 부분에 집중된다. 신의칙 적용을 통해 임금청구권과 같은 법률상 강행규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기본권을 제약한 것으로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는 비판도 동반한다.

헌법 제32조1항은 국가가 노동자의 적정임금 보장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근로조건 중에서도 임금은 노동자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헌법 제32조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반대의견을 낸 이인복·이상훈·김신 대법관은 “다수의견(판결)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노사합의를 무효로 주장함으로써 근로자가 얻은 것이 ‘예상외의 이익’이라고 하면서 이를 신의칙 위반의 중요한 근거로 들고 있다”며 “근로자가 초과근로를 함으로써 얻는 초과근로수당 청구권은 근로기준법이 명시적으로 인정하는 근로자의 권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노사합의 당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사용자로서는 초과근로시간을 줄이고 근로자로서도 초과근로를 적게 했을 것이므로, 사용자가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근로자의 초과근로를 제공받은 것이 오히려 다수의견의 표현처럼 예상외의 이익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같은 반대의견을 배척했다. 전원합의체는 판결문에서 “건전한 재정은 기업에게 있어 생명줄과도 같다”는 표현으로 기업의 이해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한편 노동계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최대 수혜자로 한국지엠을 꼽고 있다. 올해 5월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니얼 애커슨 지엠 회장이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한국사업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박 대통령이 "꼭 해결하겠다"고 답하면서 올해 통상임금 전쟁이 시작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통상임금 판결을 앞둔 이달 초부터 지엠의 한국시장 철수론이 떠돌고 있다. 이번 판결로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소송이 무효화된 가운데 지엠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 ‘정기상여금 축소, 변동성과급 확대’ 재계 목소리 커지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성과연동 임금체계 확대’를 요구하는 재계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근로시간단축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정부 역시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오르는 연공급 체계가 노동자 생산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과연동형 임금체계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의 기싸움이 팽팽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경총이 대법원 판결 직후 내놓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 추정’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1년간 총 13조7천509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퇴직금·사회보험료·임금채권보장부담금 등 간접노동비용을 제외하고, 통상임금 연동수당만 따로 살펴보면 △초과근로수당 5조8천849억원 △연차유급휴가수당 9천982억원 △변동상여금 7천585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것이 경총의 주장이다.

김동욱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그동안 노사가 자율적으로 통상임금 범위를 정했는데, 이번 판결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경영계가 부담할 몫이 커졌다”며 “향후 임금교섭에서 정기상여금 비중을 줄이고, 변동성과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이 같은 입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임금체계 개편논의 과정에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가 준비 중인 임금·금로시간특위 등 대화의 장이 열리면 재계의 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이와 함께 2016년 정년 60세 도입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과 "휴일근로는 연장근로"라는 법원 판결과 정부·국회의 근로시간단축 법제화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반면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논의에서 방어적인 입장에 머물러 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를 비롯한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고, 한국노총은 임금체계 개편 논의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노동조건의 후퇴를 부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 1년] 특수고용 노동자들 "안녕하지 않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을 맞은 19일 화물노동자와 학습지교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국회 정론관을 찾았다.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는 안녕하지 않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든 이들은 양대 노총·김경협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조 개정을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는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노조법 개정안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노조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보험료징수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이들 개정안은 노조법 제2조 사용자 정의를 확대해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대 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당시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약이 지키지지 않아 250만명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진정한 경제민주화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아프고 다쳤을 때 정당하게 치료받으며 배상받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여야는 노조법 제2조 개정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깊이 새기고 하루빨리 논의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 [노정 정면대결로 치닫는 파국열차] 철도노조 "면허발급 여부 관계없이 파업 계속"

수서발 KTX 주식회사에 대한 철도사업 면허발급을 하루 앞둔 19일 철도노조(위원장 김명환)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파업 11일째인 이날 저녁 서울광장에서 '철도 민영화 저지 총파업 투쟁승리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과 함께 중단 없는 파업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면허발급·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결의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김명환 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만약 철도노동자와 국민의 요구를 묵살한다면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정당·시민·사회단체·종교·노동자들과 함께 국민 총궐기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