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11(월) 주요노동기사 발췌

 

 

■ 삼성 앞에서 영정과 노조 깃발 들다

 121737_54392_1633.jpg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본사 앞은 경찰 차벽으로 막혔다. 차벽을 중심으로 사방을 막은 전경 대열 뒤엔 살수차가 보였다. 그런 속에서 금속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등 2천여명(경찰추산 1천500명)이 ‘최종범 열사 추모 및 삼성 규탄·열사정신 계승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쓰인 삼성 깃발을 무대 앞에 던졌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이 불을 붙였다. 전경들이 다급히 달려들어 소화기를 뿌렸다. 그래도 불은 깃발을 태웠다.

 

노동자들은 이날 삼성과 정부에 고 최종범씨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촉구했다. 위영일 지회장은 "가슴에 삼성 마크를 달고 지난 십수년간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다 노조를 세웠는데 창립 100일 만에 두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위 지회장은 이어 "여러분이 전태일이고 최종범"이라며 "반드시 무노조, 반민주적 삼성을 타도하자"고 호소했다.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삼성의 무노조 전략은 노동자를 착취하려는 천박한 발상"이라며 "오늘 모든 노동자의 이름으로 전쟁을 선포한다"고 경고했다.

 

■ “노사관계가 일터혁신 걸림돌 아니다

 

정부와 기업은 흔히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가로 막는다는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일터혁신 과정에서 노사관계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회관에서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한 ‘일터혁신 콘퍼런스 2013’에서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글로벌 경영학과)는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일터혁신과 임금체계 개선을 주제로 4시간가량 진행됐다. 특히 대법원이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날 콘퍼런스에선 노·사·정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문형남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고용안정 두 가지를 모두 얻기 위해선 일터혁신이 중요하다”며 “일터혁신을 위한 중요한 인프라로서 현행 임금체계를 검토하고 한국기업에 맞는 임금유형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령화·저성장 따른 임금체계 개편 필요”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사회복지학)와 김동배 인천대 교수(경영학)가 각각 직능급과 직무급의 의의와 특성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섰다.

 

정승국 교수는 “고령화와 저성장 시대를 맞이해 연공급은 기업에 대해서는 과다한 비용을 요구하고, 노동자에게는 숙련향상에 따른 아무런 보상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수정이 요구된다”며 “능력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직능급은 대안적 임금체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가 장기근속을 지향하는 상황에서 직능급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면, 기업은 직무수행능력에 따라 차등적인 보상을 제공해 노동자들의 근로 욕구를 높이고 기동적인 인사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90년대 기업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기업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공급에서 직능급으로 개편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능력주의 임금이 확산돼 있는 나라와 기업의 사례를 충분히 고려해 자사에 적합한 임금체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배 교수는 “법적 정년연장이 실질적 연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연공급제 임금개편은 필요하다”며 “직무급이 만병통치약이거나 절대 안 된다는 양극단의 사고보다 직무급이 갖는 장점을 흡수하되 단점에 유의하는 실용적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무급제가 제대로만 도입된다면 고령층 고용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직무별 시장임금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노사정이 공동으로 생산해 공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토론자로 참여한 이정식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원장은 “한국 노동시장은 지나친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한 양극화와 고용불안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상황”이라며 “직무급과 직능급 도입 주장이 나온 지 오래됐으나 성과가 지지부진한 것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가 한국의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서 정합성과 친화력이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 중앙노동위,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교육부 쟁의조정 결렬

 

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가 참여하고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의 쟁의조정이 무산됐다. 연대회의는 조만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7일 “교육부가 끝까지 기존안을 고수하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교육부의 완강한 태도에 추가적인 교섭이 불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28일 중앙노동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달 4일 열린 1차 조정회의에 이어 이날 열린 2차 조정회의에서도 교육부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연대회의는 지난 7월 1차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4개월 동안 12차례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다. 연대회의는 △호봉제 도입 △식대 지급(월 13만원) △명절휴가비 지급 △맞춤형복지포인트 △상여금(기본급 100%) 지급을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거부했다.

그런 가운데 교육부가 같은달 31일 당정청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통해 근속수당 5천원 인상안을 내놓았고, 연대회의는 반발했다.

교육부는 이후 진행한 교섭에서도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연대회의는 “교육부가 정규직과의 차별을 줄이고,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학교비정규직의 요구를 일체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중노위는 이날 결정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노동관계 당사자 간 현격한 주장 차이로 의견조율이 불가능하다”며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해 조정안 없이 사건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13일께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배동산 전회련본부 정책기획국장은 “1차 조정회의에서 우리측 요구안을 수정할 수 있다고 전하고, 2차 회의를 통해 수정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교육부가 기존안을 고수했다”며 “8일까지 진행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취합해 11일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파업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 전교조 "박근혜 정권이 쳐 놓은 선 넘겠다"

 

전국교직원노조(위원장 김정훈)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교사 결의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본대회에서 앞서 열린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교조 조합원 1천여명은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를 비판하고, 친일 독재를 미화한 역사교과서 폐기를 요구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노동자대회 구호인 ‘선을 넘자’를 인용해 “전교조는 헌법이 보장한 노조로서 교육자의 양심을 걸고 교육민주화를 위해 박근혜 정권이 만들어 놓은 선을 넘겠다”며 “특권 경쟁교육이 강화되고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현실에서 전교조는 우리 아이들에게 노동이 있는 인권과 인권이 있는 민주주의를 지키야 한다고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77명의 전교조 전임자와 관련해 “전임자들은 6만 조합원이 임명한 것이지 교육부와 정부가 임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원이 (법외노조 통보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교조 해직교사·예비교사·청소년들이 참석했다. 정수훈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는 “3일 전에 수능시험을 봤고, 그동안 입시교육으로 너무 고생했다”며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돼도 학교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의지할 수 있는 언덕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99년 합법화된 이후 14년 만에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전교조 조합원들은 노동자대회를 맞아 더욱 단합된 모습이다. 이현 노조 정책실장은 “법외노조 통보 이후 조합원 내부에서 노동기본권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가 노동계 탄압을 본격화한 만큼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철회는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기본권을 지키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1시간 가량 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노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신각에서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강원·원주·대구 등 전국에서 조합원들이 올라왔다.

 

한편 전교조는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가 나오는 18일께 77명 전임자 복귀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 근로복지공단, 삼성백혈병 산재인정 재판 결과 끝내 불복

 

근로복지공단(이사장 이재갑)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의 산업재해를 인정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피해자 유족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서 공단의 항소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6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공단은 삼성반도체에 다니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김경미(사망당시 29세)씨에 대한 서울행정법원의 산재인정 판결에 불복해 지난 5일 항소를 제기했다.

공단 경인지역본부는 이달 1일 서울고검에 공문을 보내 "발암물질에 노출됐다는 객관적 사실보다는 추정적 판단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춰 법원의 잘못을 주장해 볼 만하다"며 서울행정법원의 산재 인정 판결을 수용하지 않았다. 특히 공단은 삼성백혈병 산재인정 문제를 두고 여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을 염두에 둔 듯 "이 건을 포기하는 경우 공단이 업무상질병을 인정한다는 심증을 주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검찰에 항소제기 여부 지휘를 요청했다.

이에 서울고검은 4일 회신 공문을 통해 "각종 유해화학물질이나 전리방사선에 노출된 것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항소제기 결정사실을 공단에 알렸다. 검찰의 판단에 따라 공단은 5일 오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 현대차노조 ‘실리’ 노선 걷나

1384064814_138406480074_20131111.jpg

 

새 노조위원장에 이경훈씨 당선 “사회적 조합주의로 삶의질 높일 것”

조합원 4만6000여명인 현대자동차 노조를 이끌 새 위원장에 이경훈(53·엔진4부·사진)씨가 선출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지난 8일 노조 임원선거 결선투표에서 투표자 4만2493명(투표율 89.9%) 가운데 2만2135표(52.1%)를 얻은 이씨가 임기 2년의 새 지부장에 뽑혔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맞대결을 한 하부영(53·차제1부)씨를 5.24%포인트(2229표) 차로 따돌렸다. 이씨는 지난 5일 1차 투표에서 후보 5명 가운데 45.4%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으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차점자인 하씨와 결선을 치렀다.

현 집행부를 포함한 강경 성향 현장조직들이 후보 3명을 따로 내어 표가 분산된 반면, 이씨는 올해 초 온건·실리 성향의 두 조직을 통합해 조직기반을 다진 것이 당선 요인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9~2011년 3대 지부장을 맡아 3년 연속 무파업 교섭 타결을 이끌었다가 노사협조주의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씨는 “사회적 조합주의의 새 운동노선으로 조합원들 삶의 질 향상 방안을 제시하고 현대차 노조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조합주의를 두고 “노사가 힘을 합쳐 전원마을 원가분양, 반값생활비 추진, 새마을금고 운영 참여, 각종 생활금융 지원 등으로 기타소득을 늘림으로써 조합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운동”이라고 말했다.